SK그룹의 첫 인공지능(AI) 별도 법인 '가우스랩스'가 SK하이닉스 반도체 제조 공정의 난제를 해결하고 효율성을 강화할 수 있는 AI 솔루션을 첫 과제로 선정했다.

30일 SK하이닉스 뉴스룸에 따르면 가우스랩스는 올해 말까지 2배 규모로 신규 인재 채용을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6월 SK하이닉스가 AI 솔루션을 통해 제조 혁신을 이끌 산업용 AI 전문회사 ‘가우스랩스’를 출범했다. SK그룹이 AI 전문 기업을 표방하며 별도 법인화 한 것은 가우스랩스가 처음이다.

김영한 대표는 “반도체 산업은 세계적으로 중요성이 가장 크고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며 “반도체 기술의 정밀화가 계속되면서 복잡도가 높아진 만큼 AI를 적용했을 때 기대 효과와 효율성도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산업 AI 시장에서 반도체 분야는 중장기적으로 100조 원에 달하는 가치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반도체 공정에서 개발한 AI 기술은 다른 산업군에 적용하거나 확산하기가 비교적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산업 AI 시장의 1등을 목표로 출범한 가우스랩스가 반도체 산업을 시작점으로 잡은 또 하나의 이유다.

김 대표는 “반도체는 ‘정밀제조의 꽃’이라 불리는 만큼, 화학적 공정부터 기계적 공정, 광학 공정까지 다양한 분야가 결합된 산업”이라며 “다른 제조 분야에 비해 정교하며 신뢰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면 다른 분야로 범위를 확장하는 일이 가능할 것”이라며 “SK하이닉스를 시작으로 사업을 확대해 SK그룹의 제조 관계사, 나아가 글로벌 제조 전반을 아우르는 산업용 AI 전문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가우스랩스의 목표”라고 말했다.

출범 이후 가우스랩스는 SK하이닉스의 제조 현장에서 발생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 생산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는 AI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이를 통해 공정 관리, 수율 예측, 장비 유지보수, 자재 계측, 결함 검사 및 불량 예방 등 반도체 생산 공정 전반의 지능화와 최적화를 추진하고 있다.

가우스랩스는 반도체 공정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AI를 이용한 공정 모니터링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모니터링 기술은 반도체뿐 아니라, 원재료가 가공돼 다른 형태로 변환이 되는 모든 제조 공정의 필수 요소다.

제조 공정에서는 동일한 품질을 보장하는 신뢰성 (Reliability), 예측하지 못한 변화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강건성(Robustness) 등이 중요한 만큼, 제품이 제대로 만들어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는 정밀한 제조기술이 필요한 분야다. 오차에 대한 허용 수치가 매우 낮고 이를 조금만 벗어나도 쓸 수 없다.

이와 관련해 현재 가우스랩스는 ▲Automatic Image Metrology for Semiconductor(AIMS) ▲Virtual Metrology(VM) ▲Statistical Process Control(SPC)의 세 가지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AIMS는 이미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계측(Metrology)을 혁신하는 솔루션이다. 반도체 공정에서는 웨이퍼의 불량을 찾기 위해 웨이퍼를 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해 원 크기와 손상 정도를 점검한다. SK하이닉스에서 발생하는 이미지 데이터는 하루 평균 수백만 장 규모다.

AIMS는 컴퓨터비전(Computer Vision·특정 알고리즘을 통해 사람의 시각 체계를 구현하는 기술)을 이용해 이미지 품질을 향상하고 자동으로 계측을 수행해 기존 대비 빠르고 정확한 측정을 가능케 한다. 또 측정 장비가 매우 고가인 만큼 AIMS가 적용될 경우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VM(Virtual Metrology)은 실제로 측정하지 않아도 측정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가상계측 솔루션이다. 웨이퍼가 장비에서 가공될 때 발생하는 장비의 센서 데이터를 활용해 엔지니어에게 필요한 측정값을 예측해 제공한다. 이는 특히 장비와 공정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데 유용하다.

VM 솔루션을 적용할 경우 측정 장비 투자 금액을 감소시킬 수 있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측정 장비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향후 예측력을 높여 실제 계측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가우스랩스의 목표다.

SPC(Statistical Process Control)는 공정에 이상이 생겼을 때 각 공정이나 장비의 문제 발생 가능성을 Machine Learning으로 분석해 문제의 원인을 엔지니어에게 빠르게 알려주는 모니터링 솔루션이다. 이러한 참원인 분석(Root Cause Analysis) 기법이 적용되면 단순 반복 업무를 최소화할 수 있어, 장비의 다운타임(Down Time, 가동이 중지되는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고 엔지니어도 핵심 이슈를 해결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

현재 가우스랩스에는 총 22명의 구성원이 근무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미국 본사와 한국 사무소에서 50명 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다. 코로나19로 미진했던 미국 채용도 6월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기사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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