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오후 인천 강화군 삼산면에서 숨진 여성이 발견된 농수로 / 사진 = 뉴시스 ]

인천 강화도 한 농수로에서 한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된 것을 두고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해당 사건이 화성연쇄살인사건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철저한 수사가 촉구된다. 

화성연쇄살인사건에서도 한 피해자가 농수로에 유기된 채 발견됐다. 이는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도 영화 초반부에 묘사돼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대표 사건으로 꼽힌다. 

이 피해자는 30대 여성 A씨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의뢰한 결과 ‘사인은 흉기에 의한 대동맥 손상’이라는 구두 소견을 전달받았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은 시신 부패 상태로 미뤄볼 때 농수로에 유기되기 전 살해당했고 이후 농수로에 유기돼 여러 날 방치됐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당초 피해여성에 대해 극단적 선택과 타살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벌여왔으나 국과수 부검을 통해 타살로 결론나면서 수사당국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지난 21일 인천 강화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께 인천시 강화군 삼산면에 있는 1.5m 깊이의 농수로에 한 여성이 옆으로 누운 채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경찰에 따르면 이 주민은 차를 타고 지나가다 피해자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 주민은 경찰에 “농수로에 검은 물체가 있어 살펴보니 사람 같아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피해자는 상·하의를 모두 입고 있었으며, 여러 군데 흉기에 찔린 신체 곳곳은 물에 잠겨 부푼 상태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성폭행 여부에 대해서도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주변 일대를 수색했지만 피해자의 휴대전화 등 유류품은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은 피의자가 피해자를 살해 후 다른 곳에 유류품을 유기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건이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모방했을 가능성에 대해 경찰은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일단 용의자에 대해 조사를해 봐야 다른 추가범죄에 대해 알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시신의 지문을 채취해 신원을 확인하고 주변인과의 관계 등을 조사 중이다. 

경찰은 범인이 A씨의 신체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보고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하며 추적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흉기에 의한 자상이 여러 군데 있을 경우 원한에 의한 살인 등 감정적인 문제로 발생한 사건일 가능성이 높다.
경찰은 A씨가 신장 158㎝로 상·하의를 입고 있었지만 맨발 상태였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시신이 맨발상태였다는 것은 몇 가지 추론을 가능하게 한다.

시신발견지점 주변에서 A씨의 신발 등 유류품이 발견되지 않은 점을 미뤄 실내에서 살해된 후 농수로에 유기됐을 가능성과 피해자가 강제로 끌려가는 과정에서 벗겨졌을 가능성, 그리고 감금돼 있다 맨발로 도주하는 과정에서 살해됐을 가능성 등 여러 추측이 수사팀 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인근에서는 A씨가 착용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양말 한 켤레가 발견됐지만, 신발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농수로와 일대를 이 잡듯이 수색했지만 흉기 역시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피해자 A씨는 수도권 거주자지만 강화군 주민은 아닌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용의자 특정에 대해 경찰은 “아직 수사 중이라 정확히 밝힐 수 없다”면서 “주변인들의 알리바이를 추적하고 있고 A씨의 행적에 대해 조사하면서 수사망을 좁히고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비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