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뉴시스 ]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경영진 등에게서 돈을 받고 금융권 관계자들을 소개해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금융감독원 전직 간부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김재현 대표가 "은행 임원 소개 후 돈을 요구해 불쾌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유영근)는 1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윤모(62) 전 국장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증인으로 나온 김재현(51) 옵티머스 대표는 윤 전 국장을 알게 된 경위에 대해 "옵티머스 등기이사 윤모(44) 변호사가 찾아와 '친형같은 금감원 국장이 있으니 만나보는 게 어떻겠나'고 해서 설왕설래하다가 만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재판부가 '윤 전 국장을 옵티머스 일 때문에 만난 것은 분명한가'라고 질문하자, 김 대표는 "윤 변호사가 임원이 되면서 처음 소개한거니깐 옵티머스에 도움 되라는 취지였던 것 같다"고 대답했다. 다만 실질적은 알선은 없었다고 증언했다.

이어 김 대표는 "소개받은 직후 (윤 전 국장이) 은행 행장과 부행장을 소개해주겠다고 같이 가면 어떻겠냐고 했다"면서 "소개 당일인지 다음날인지 저한테 3000만원을 빌려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금 어이없다고 생각했다"면서 "저를 만나 개인적으로 친해진 것도 아니고 은행 임원 2~3명 소개해줬다고 모르는 사람한테 3000만원이나 빌린다는 게 상식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다. 제 입장에서 상당히 불쾌했다"고 말했다.

이후 2000만원이 이모씨를 통해 윤 전 국장에게 전달됐다고 한다. 김 대표는 "윤 전 국장이 갚을 생각이 없으면서 차용해달라고 해 사기 친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 대표는 "저한테 부탁할 때 딱 한 달 쓴다고 했다"면서 "(한 달 뒤) 제가 독촉한 사실은 없고, 이씨와 윤 변호사에게 '그 돈 받았나'고 해서 안 받았다고 해 예상대로 사기꾼 아니냐 그 정도 대화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또 다른 증인으로 당시 옵티머스 등기이사 윤 변호사가 출석했다. 윤 변호사는 2017년 가을께 윤 전 국장을 알게 돼 월 1~2회 정도 만나며 친해졌고. 이후 윤 전 국장이 꾸준히 돈을 빌려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변호인이 '당시 윤 전 국장에게 금융기관을 소개해달라고 부탁했나'고 묻자, 윤 변호사는 "어떤 인사를 소개해달라고 한 건 아니고 투자 유치할 수 있겠나고 했다"며 "그런데 생각지 않게 너무 높은 사람들을 소개해줬다"고 답했다.

이어 변호인이 '윤 전 국장이 대가를 요구한 적 있나'고 하자, 윤 변호사는 "대가를 노골적으로 말한 건 없다"고 언급했다.

윤 전 국장을 김 대표에게 소개한 이유에 대해 윤 변호사는 "김 대표가 투자 유치를 할 수 있겠냐고 해서 제가 유일하게 금융권에 아는 분이라고 생각해 부탁드렸다"고 설명했다.

이날 증언 과정에서 김 대표는 윤 변호사의 진술을 두고 "왜곡됐다"며 말했고, 윤 변호사는 김 대표의 진술을 두고 "저한테 프레임을 씌우려 거짓말을 얘기했다고 생각한다"고 상반되는 주장을 했다.

윤 전 국장 측은 지난 준비기일에 이어 이날도 공소사실을 부인한다고 밝혔다. 윤 전 국장 측 변호인은 "공소장 기재대로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하거나 빌린 바 있으나 결코 알선 대가가 아니었고 직무 관련성이 없었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윤 전 국장의 2차 공판은 다음달 12일 오후 2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윤 전 국장은 지난 2018~2019년 펀드 투자 알선 대가로 김재현 대표와 옵티머스 등기이사 윤모 변호사 등 옵티머스 관계자에게 금품을 요구해 모두 47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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