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0여개 省 지역에 전력 사용 제한 조치 내려
애플 협력업체·포스코 생산라인 등도 가동 중단
최대 국영 전략공급업체 "전력 제한 최대화 피할 것"

 

[사진=뉴시스] 가동 중인 중국의 한 화력발전소

중국 전력난 사태가 심상치 않다. 중국 정부는 문제 해결을 약속하면서 긴급 진화에 나섰지만, 탄소중립을 표방하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정부가 사태가 더 악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에 따라 중국내 민심 동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8일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헤이룽장성, 지린성, 랴오닝성 이른바 동북 3성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언론 인터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난방이 안 되고, 승강기와 신호등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중국 정부는 31개 지역 중 전력 부족으로 정전 사태가 빚어진 10여 개 성(省) 지역에 전력 사용 제한 조치를 내렸다.

중국판 웨이보에서 네티즌들은 “(전략 공급이 중단된) 동북 지역 주민들은 저녁에 뭘 할 수 있지”, “(배출 감소) 지표를 달성하기 위한 당국의 조치 아닌가”, “난방 공급까지 제한되면 올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까 ” 등 불안해 하는 반응을 보였다. 

지금까지 중국 언론과 외신 보도를 종합해 보면 중국 본토 31개 성(省), 직할시, 자치구 가운데 10곳 이상에서 전력 부족 현상이 발생했고, 지역 당국이 공장 수천 곳에 전기 공급을 중단했다.

장쑤성의 한 섬유공장은 9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 전력을 완전 차단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뒤늦게 보도했다. 회사 측은 단전 사태로 500명의 근로자가 유급 휴가를 떠나고, 국내 및 해외 시장 주문이 재조정 되거나 취소돼 잠재적 손실이 클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 기업을 포함해 중국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들도 직격타를 맞았다.

장쑤성 장자강에 있는 포스코 스테인리스강 생산라인도 일부도 가동이 중단됐다.

대만 이슨정밀공업은 대만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중국 당국의 산업용 전력 공급 제한 조치에 따라 26일부터 10월 1일까지 중국 장쑤성 쿤산 공장의 제품 생산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슨정밀은 세계 최대 애플 제품 조립업체이자 테슬라 부품을 공급하는 대만 폭스콘의 자회사다.

이슨정밀공업이외 신싱전자와 캉얼푸 등 아이폰 공급업체도 전략난으로 생산중단을 선언했다.

중국 최대 국영 기업 중 하나이자 전력 공급업체인 국가전력망공사는 27일 웨이신을 통해 “다양한 조치를 통해 전력 공급에 주력하겠다”면서 “기본적인 민간 전력 수요를 충족하고 전력 차단을 최대한 피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한 민생과 발전, 안전의 마지노선인 '원활한 전력 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역설했다.

전략공급이 심각한 지역 중 하나인 지린성 정부는 석탄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네이멍구에서 더 많은 석탄을 조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전력난의 직접적 원인은 전력 소비량은 매년 증가하는데 석탄 가격 상승과 재고 부족으로 일부 석탄 화력 발전소가 가동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 시진핑 지도부의 ‘2060년 탄소중립’ 선언과 그에 따른 석탄규제 강화 조치가 전력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 정점을 찍은 후 2060년 이전에 '탄소 배출량과 흡수량이 같은 상태'인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중국의 전력난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올 겨울은 물론 내년 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은 현재 동부 해안 지역에 원전 건설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 발전소들이 전력을 본격 생산하기 전까지는 당분간 전력난이 반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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