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푸틴 운동가'로 수감중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미 시사주간지 타임에 의해 '올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한명으로 선정됐다. 100인 중에는 한국인 최초로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도 포함됐다. 

타임은 15일 발표한 '2021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명단에 나발니와 윤여정외에도 조 바이든 미 대통령, 팀 쿡 애플 최고 경영자 등의 이름을 올렸다. 

타임은 지난 2004년부터 매년 '우상'(아이돌, Кумиры)과 '거물'(Гиганты), '개척자'(Первопроходцы), '아티스트'(Деятели искусств), '리더'(Лидеры), '발명가'(Изобретатели) 등 6개 분야에서 각 10~20명으로 '영향력 있는 100인'을 선정해 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나발니는 영국의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테니스 선수 나오미 오사카, 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 LA 에인절스의 투수 오타니 쇼헤이 등과 함께 '우상' 분야에 포함됐다. '윤여정'과 영화 '미나리'의 또다른 주인공 '스티븐 연'은 각각 '거물'과 '아티스트' 부문에서 '100인' 속에 뽑혔다. 

지난해 모스크바로 돌아오는 항공기 내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로 쓰러진 나발니는 독일에서 치료후 귀국한 지난 1월, 공항에서 체포된 뒤 집행유예형이 징역형으로 바뀌면서 악명높은 교도소 중 한 곳에 수감된 상태다. 오는 2023년 7월 말~8월 초에야 형 집행이 만료된다. 

타임은 지난 2017년 나발니를 인터넷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선정한 바 있다. 당시 타임은 "구독자 100만 명을 보유한 나발니의 유튜브 채널이 크렘린의 정보 봉쇄를 돌파하고 대규모 반부패 시위를 촉발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러시아 정보통신 당국은 그러나 나발니 유튜브 채널은 물론, 그와 직간접으로 연계된 사이트 및 SNS 계정을 모두 접근 차단한 상태다. 

타임의 '100인 선정'에 때맞춰 나발니 지지자 4명이 이날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나발니 지지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이려다 체포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모스크바 경찰은 붉은 광장에서 나발니를 지지하는 플래카드를 든 젊은이 4명과 이를 취재하던 기자 등 5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시위및 집회 절차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최대 15일간의 구류 처분 혹은 2천~4천루블의 벌금형을 받을 전망이다. 이들은 변호사를 통해 "'표현과 집회의 자유를 행사하기 위해' 플래카드를 들고 붉은 광장에 나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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