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드스트림-2' 건설사업에 투입된 '스트릴 익스플로러'호/출처:nord-stream2.com

발트해 해저를 통해 러시아와 독일을 직접 연결하는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가 이르면 10월 1일부터 가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가스관 사업의 주관사인 '노르트스트림 2 AG'는 최근 마지막 파이프 라인의 용접작업을 끝낸 데 이어 이르면 다음달부터 가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미 블룸버그 통신이 8일 전했다. '노르트스트림 2 AG'는 러시아 에너지 국영기업 가스프롬이 100% 지분을 갖고 있다.

파이프 라인의 해저 설치 작업을 하고 있는 '포르툰'호/출처:nord-stream2.com

현장에서 작업중인 러시아 가스관 부설선 '포르툰'은 현재 마지막 가스관 용접을 끝내고 독일 영해의 바닥으로 내려보낸 뒤 덴마크 영해에 설치관 가스관과 연결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전해진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는 '노르트스트림-2'의 마무리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특히 10월 1일 조기 가동설은 최고치로 치솟은 유럽의 가스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가 다각도로 펼쳐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듯하다.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 '노르트스트림-2'의 두개 가스관 라인중 하나는 '이르면 10월 1일부터', 나머지 한개의 라인은 12월 1일부터 가동될 것이라고 전했다. '가즈프롬'의 알렉세이 밀러 대표가 지난 2일 "유럽으로의 가스 공급은 올해 안에, 난방 시즌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한 시기와 비교하면, 개통 시기가 앞당겨진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그러나 10월 1일 가동이 시운전인지, 본격 운송개시인지 여부는 불명확하다. 시운전은 열흘 가량 진행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밀러 대표가 '노르트스트림-2'를 통해 올해 중 공급 가능하다고 밝힌 물량은 56억 입방미터. 그러나 공급 물량과 시기는 독일 규제기관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운영사인 '노르트스트림-2 AG'가 가스관의 기술인증은 물론, 운영업체 허가까지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인증(허가)을 받지 못할 경우, 가스관 운영은 전체 운송 능력의 절반(50%)을 넘어설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독일 측도 최고치를 기록한 유럽내 가스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허가(인증) 자체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가스 가격은 9일 1천 입방미터 당 700달러를 넘어서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특히 유럽 가스 저장시설의 재고는 현재 70% 안팎에 그쳐 겨울철 수급을 위해 늦어도 10월부터는 저장시설을 채우기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러시아 북부에서 발트해를 거쳐 독일로 연결되는 기존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의 수송 용량을 두 배로 확장하기 위한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건설 사업은 지난 2015년 시작됐다. 당초 2019년 완공 예정이었으나 유럽으로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을 노린 미국 정부의 제재 방침으로 차질을 빚었다. 러시아는 지난해 12월 미국의 제제에도 불구하고 자국 부설선을 현장에 투입해 건설 공사를 재개한 바 있다. 

'노르트스트림-2' 건설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지난 7월 초 바이든 미 대통령을 설득한 뒤 관련 협정을 체결했다. 독일은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 우려하는 미국의 입장을 감안해 독-미 협정에서 "러시아가 가스 수송을 우크라이나 등 유럽 국가들에 대한 압력 수단으로 사용할 경우 러시아 제재에 나서기로" 약속했다.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가동의 가장 큰 피해자는 역시 우크라이나다. 실제로 러시아가 새로운 가스관 가동과 함께 자국을 경유하는 기존 유럽행 가스관을 폐쇄할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그 경우, 우크라이나는 연간 20억~30억 달러의 가스관 통과 수수료는 물론, 가스관 경유국으로서 지렛대 역할도 잃게 된다. 메르켈 총리가 지난 달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 새로운 러시아 제재 조건을 제시한 이유다.

러시아는 미국과 우크라이나 등의 모든 우려를 일축하면서 해저 가스관 건설은 순전히 상업적인 성격을 띠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가스관 이용 역시 유럽의 가스 수급 상황에 따라 상업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올해중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을 통해 유럽에 공급될 56억 입방미터 상당의 물량이 유럽에 충분할까? 전문가별로 전망이 엇갈린다. 러시아가 '노르트스트림-2'의 가동과 함께 기존의 우크라이나 통과 가스관 물량을 줄일 수도 있다는 변수 때문이다. 우크라이나가 우려하고 있는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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