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으로 물건 사고팔고, 세금도 납부해
부켈레, 공식채택 앞두고 비트코인 400개 매입
부켈레 대통령, 비트코인 도입에 자신감 표현
엘살바도르 국민 10명 중 7명 은행계좌 없어
글로벌 금융권, 엘살바도르 결정에 큰 유감
BoA "엘살바도르, 비트코인 도입 장점 있어"
김형중 교수 "새롭지만 국제적 영향 적어"

 

[사진=뉴시스]

엘살바도르가 세계 최초로 7일(현지시각)부터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도입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강력한 경고에도 법정화페 도입을 시도하는 만큼 엘살바도르의 시도는 암호화폐 시장과 금융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불러올 수 있다는 기대감과 실질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시각이 교차했다.

이날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엘살바도르가 암호화폐 법정통화 공식 채택을 앞두고 6일(현지시각) 비트코인 200개를 구매했다고 밝혔다. 이후 추가로 200개를 구매했다는 트윗을 올리며 공식적으로 총 400개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부켈레 대통령은 지난 6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6800억달러(약 758조원) 이며 이 중 1%만 엘살바도르에 투자된다고 해도 국민총생산(GDP)는 25% 상승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게재한 바 있다.

그는 "비트코인은 1000만명의 신규 사용자(엘살바도르 인구)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 중인 연간 60억달러 규모의 송금 시장을 얻게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내일부터 엘살바도르는 기존 공용통화인 미국 달러와 함께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사용하게 된다.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법정화폐 채택에 전통 금융시장이 이목이 쏠렸던 데에는 비트코인이 전 세계 은행 시스템에서 특별한 지위를 얻게되기 때문이다. 엘살바도르가 법정화폐로 비트코인을 받아들이면서 은행들은 비트코인을 여느 외화와 똑같이 취급해야 하는 이유에서다.

지난 6월 엘살바도르 국회는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내일부터는 법에 따라 엘살바도르에서는 비트코인으로 물건을 사고팔 수 있으며 세금도 낼 수 있다.

엘살바도르는 국민의 70%가 기존 은행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아 국민 대부분이 은행 계좌도 없는 상태다. 또 해외 이민자들이 보내오는 송금액이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1에 달할 정도로 송금 의존도가 높다. 엘살바도르 국민 200만명 이상이 외국에서 일하면서 매년 40억 달러 이상을 본국으로 부친다.

세계 은행과 국제 통화 기금 등 기존 전통 금융권에서는 이런 엘살바도르의 용단이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경고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만약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할 경우 빈국 중 하나인 엘살바도르 국민에게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으며, 범죄율이 높은 엘살바도르에서 비트코인이 돈세탁 등 범죄에 악용되는 것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엘살바도르 내부에서도 거부 반응은 있었다. 지난 2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국민 3분의 2 이상이 정부의 비트코인 법정통화 채택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전국적으로 수백명이 새로운 비트코인법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법정화폐 도입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글로벌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받아들이는데 적어도 네 가지의 잠재적인 이점이 있다고 제시했다.

BoA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은행이 비트코인을 도입하면 송금을 간소화할 수 있고 금융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며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원을 제공하고 외국 투자자들에게 나라를 개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엘살바도르의 시도가 완전히 새롭기는 하지만 글로벌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김형중 고려대 정보대학원 특임교수는 "엘살바도르가 부채를 상환한다던가 무역 대금을 지불할 대 비트코인을 쓴다고 했을 때 상대국가나 기업에 영향은 줄 수 있지만 이는 (글로벌 전체에서) 작은 비중이며 비트코인을 사용한다고 했을 때도 쌍방의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사제공: 뉴시스>

저작권자 © 시사비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