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지난 2월 5일 오후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진단시약 제조업체 코젠바이오텍에서 연구원들이 진단시약을 제조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생체 내 조직 특이적 분비 단백질 표지 기법을 개발해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아직 공식적으로 국내에 발표하진 않았지만 연구팀은 조만간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1일 KAIST 관계자에 따르면 의과학대학원 서재명 교수 연구팀이 서울대학교 화학부 이현우 교수,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김종서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생체 내 조직 특이적 분비 단백질 표지 기법을 개발했다.

공동연구팀은 근접 표지 효소를 활용해 생쥐의 혈장 내에서 특정 조직이 분비하는 단백질만을 분리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한 것이다. 

이번에 개발된 체내 표지 기법은 현존하는 체외 세포주 실험이 갖는 한계의 벽을 넘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울러 이는 질병과 관련된 바이오마커 및 치료 표적 발굴에 적용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현재까지 대부분의 분비 단백질 연구는 세포주 배양 수준에서 배양 상층액을 분석하는 것이지만, 체외 세포 배양은 체내 생리학적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정확성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 

KAIST관계자는 “분비 단백질은 세포 및 조직 간의 신호 전달을 매개해 생리학적 기능을 조절하는 주요한 인자”라며 “이는 질병 치료제의 주요 표적으로도 활용되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 분비 단백질 연구는 생물학적, 의학적으로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체내 특정 조직이 혈액으로 분비하는 단백질을 연구하는 부분에 있어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 조직이 분비하는 단백질만을 분리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하지만 체내의 혈액에는 수천 종의 단백질이 혼합되어 있어 이 작업이 거의 불가능했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를 통해 이런 작업이 가능토록 하는 길을 열었다. 

공동연구팀은 “이 기법을 질병 모델에서 검증하기 위해 인슐린 저항성 생쥐 모델에 적용했다”면서 “그 결과 인슐린 저항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된 단백질들을 성공적으로 검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공동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근접 표지 효소를 활용해 소포체 내강을 통하는 분비 단백질을 바이오틴으로 표지했다. 표지된 단백질은 스트렙타비딘을 이용해 손쉽게 검출하거나 분리할 수 있었다.

이 효소를 생쥐의 간에 전달한 후 바이오틴을 투여한 결과, 생쥐의 혈장에서 간 유래 분비 단백질만을 검출할 수 있었다. 생체 내 간 유래 분비 단백질은 세포 배양을 통한 간 세포주의 분비 단백질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

공동연구팀은 추후 이 기법을 체내의 다양한 조직에 적용하거나 질환 모델과 결합해 질병의 진행 과정과 관련된 단백질을 검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동 제1 저자인 김광은 석박사통합과정은 "체내에서 간이 분비하는 단백질들은 세포주의 결과와는 크게 달랐고, 이는 기존 세포주를 이용한 분비 단백질 연구의 한계와 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이번 기법의 차별성을 보여주는 결과다ˮ라며 "체내 생리학적 상태를 더 온전하게 반영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및 치료 표적 발굴에 활용될 수 있을 것ˮ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KAIST 중점연구소(융합연구단), 기초과학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KAIST 의과학대학원 김광은 석박사통합과정, 서울대학교 화학부 박이삭 석박사통합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9월 1일 字 온라인판에 출판됐다. (논문명 : Dynamic tracking and identification of tissue-specific secretory proteins in the circulation of live m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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