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법원, 스티븐 시걸에게 암호화폐 ICO 관련, 미납 벌금 징수 허용/얀덱스 캡처 ]

할리우드의 액션 스타 스티븐 시걸은 러시아에서도 유명인사다. 푸틴 대통령이 시민권을 부여(미-러 이중국적)하면서 현지에서 유명세를 탄 시걸은 모스크바에 종합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세우고, 러시아 군소정당에 가입하는 등 정치경제적 활동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중국적자 시걸에게도 미국의 벌금만큼은 피해갈 수 없는 모양이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미국에서 암호화폐(가상화폐) 사기에 연루된 시걸은 당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합의금(사실상 벌금)을 일부만 내고 뭉개려다 최근 법원에서 패소했다. 법원 판결로 SEC는 시걸을 상대로 재산 압류조치가 가능해졌다. 

푸틴 대통령과 함께 행사에 참석한 스티븐 시걸/사진출처:위키피디아

이 사건은 시걸이 지난 2018년 암호화폐 '비트코인'을 모방한 '비트코이인'(Bitcoiin)의 홍보대사를 맡으면서 시작됐다. 시걸은 그 대가로 25만 달러(약 2억 9천만원)와 비트코이인(75만 달러어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코이인은 비트코인에 'i'만 한자 더 붙인 암호화폐다.

비트코이인은 시걸의 지명도를 이용해 암호화폐를 선전한 뒤 시장공개(ICO)에 들어가 투자자를 모았다. 그 과정에서 다단계 방식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투자 피해자가 나오기 시작했고, 당국은 '비트코이인의 ICO'가 사기행각이라고 판단, SEC에 고발했다. SEC는 지난해 2월 시걸이 33만 달러(약 3억 8천만원)를 내는 조건으로 문제 해결에 합의했다. 

그러나 시걸은 그중 7만5,000달러(약 8700만 원)만 낸 뒤 이중국적자 신분을 내세워 나머지 25만5,000달러(3억 원) 납부는 차일피일 미뤘다.

SEC는 이 문제를 미 뉴욕 동부지법으로 가져갔고, 법원은 지난 27일 SEC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따라 시걸이 25만5,000달러를 납부하지 않을 경우, SEC는 그의 재산에 대해 압류조치를 취할 전망이다. 

부랴티야 공화국 방문 모습/사진출처:인스타그램

시걸은 지난 2016년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러시아 시민권을 받았다. 이후 러시아 정당 '진실을 위해' (За правду)에 참여했으며, 이 정당이 '러시아 정의당'과 합병하면서 지난 5월 통합정당인 '진실을 위한 공정한 러시아'(통칭 러시아 정의당, Справедливая Россия - За правду) 가입했다. '정의'라는 당 명칭이 무색해지는 당원 스티븐 시걸의 행동이다. 

저작권자 © 시사비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