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코앞인데 악재만…文 대통령 방일 발목 잡나
올림픽 코앞인데 악재만…文 대통령 방일 발목 잡나
  • 김대화 기자 rubicon@sisavision.com
  • 승인 2021.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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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뉴시스 ]
[ 사진 = 뉴시스 ]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의 부적절한 발언 등 여러 악재가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한 한일 정상회담 개최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18일로 도쿄올림픽 개막이 닷새 남았지만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 방일 여부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양국 외교 당국은 협의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양국 관계에 악재가 겹겹이 쌓이면서 협의가 난항에 부딪혔다.

소마 히로히사(相馬弘尙)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가 문 대통령을 두고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돌발 사건이 터지면서 협의에 찬물을 끼얹었다. 소마 공사가 한국 기자와의 오찬 자리에서 문 대통령의 한일 관계 행보를 '마스터베이션(자위행위)'에 빗댔다는 것이다.

해당 보도 이후 문 대통령 방일을 둘러싼 민심도 악화했다. 일본 대사관 서열 2위가 심각한 외교 결례를 저질렀는데 한국이 한일 정상회담에 매달리는 듯한 모습은 자존심이 상한다는 여론이다.

17일 외교부는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주한 일본대사를 초치(불러들여 항의)해 가시적이고 신속한 조치를 요구했다.

외교부는 대외적으로는 소마 공사 귀국은 일본 소관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실상 소마 공사 본국 소환을 요구했다고 해석된다.

초치에 앞선 17일 오전 2시 나온 아이보시 대사 명의 입장문에는 "엄중히 주의를 줬다"는 내용이 담겼지만, 일단 이외 구체적인 조치는 명시된 바 없다.

아이보시 대사는 "소마 공사의 이번 발언은 간담 중 발언이라 하더라도"란 전제도 달았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한 공식발언이 아님을 강조한 것이다.

이미 2019년 수출규제 이후 얼어붙은 한일 관계는 최근 불거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방위백서를 통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도쿄올림픽 홈페이지 독도 표기 문제 등으로 더욱 꼬이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도쿄올림픽 선수촌 한국 선수단 거주층의 '이순신 장군' 현수막을 내려달라는 일본 측 요구를 들어준 것도 한국인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청와대는 막판까지 협상을 해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벌어진 소마 공사 논란 대응은 외교부에 맡기고, 문 대통령의 방일은 이와 별개로 논의하자는 기조다. 청와대는 19일 방일 여부를 최종 확정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에게 '수출규제 조치 철회'를 요구했고, 일본 측에서는 이에 상응하는 카드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정상화'를 제안했다고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또 위안부 문제와 강제징용 배상 판결 등 '과거사 문제' 해결 공감대를 형성하는 수준의 합의를 원하고 있다.

수출 규제 철회와 지소미아 안정화가 정상회담 의제로 논의 중이라는 건 일본 언론도 보도한 바 있다.

과거사 해결 공감대 요구에 일본이 응할지는 불투명하다. 과거사 해결에 협력하자는 원론적인 입장만 표명해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정권에 악재가 될 수 있어서다. 가을 중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스가 총리의 지지율은 바닥을 친 상황이다. 반한 세력에 기댄 스가 총리가 한국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내기에는 극도로 예민한 시점이다.

일본은 위안부 문제는 2015년 박근혜·아베 신조 정부가 맺은 12·28 위안부 합의로, 강제징용 배상 문제는 1965년 체결된 한일청구권협정으로 해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특히 강제징용 배상을 위해 일본 기업의 한국 자산을 현금화(매각)하는 건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수차례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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