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과 종목명을 '하이브(352820)'로 바꾼 글로벌 아티스트 BTS(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15일 '마지막 락업' 해지에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미국 유명 매니지먼트사 '이타카홀딩스(Ithaca holdings)'를 인수한 데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향후 주가 향방에 대한 투자업계의 전망은 엇갈린다.

하이브는 이날 오전 11시50분께 전 거래일(23만5500원) 대비 6.16% 오른 25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상장 6개월 째에 접어들면서 기관투자자의 마지막 의무보유확약이 풀리는 만큼 다른 종목과 마찬가지로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가 제기됐다. 의무보유확약이란 공모주를 배정받은 뒤 일정기간 팔지 않기로 약속하는 것으로, 보호예수 혹은 락업(Lock-Up)이라고도 불린다. 보통 상장 후 15일, 1개월, 3개월, 6개월 등으로 지정되는데 공모주의 경우 의무보유확약이 풀리는 때마다 대체로 주가 하락을 보여왔다.

  공시에 따르면 이날 기관투자자 물량의 24.83%인 106만3100주가 락업에서 해지됐다. 게다가 방시혁 의장과 BTS멤버 포함 7명의 보통주 1285만6032주의 의무보유 확약도 만료됐다. 하지만 주가는 기관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오히려 강세다.이날 오전 11시10분 잠정 기준 외국인이 3만2672주 순매도하고 있지만 기관이 2만9000주 순매수하고 있다.

앞서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락업 해제에 대해 "수급에 따른 단기적 하락을 겪을 수 있지만 다음달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편입과 BTS컴백, 블랙핑크와 빅뱅 등의 위버스 입점에 따른 시너지로 상향 가능성도 있다"며 "하이브는 상장 후 6개월 엄청난 성장을 보인 만큼 앞으로 기대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해 하반기 IPO(기업공개) 대어로 주목받으며 코스피에 상장했지만, 기대와 달리 상장 첫날 35만1000원까지 치솟다 이내 49.85% 급락 마감했다. '방시혁 책임론'까지 거론될 정도로 개인투자자의 원성이 높았지만 주가는 이후 10만원대를 고전했다.

올들어 20만원 대를 회복한 주가는 이달 8일 28만5000원까지 올랐다. 빅히트는 지난달 사명을 하이브로 바꾸고 이달초 지배구조를 개편했다. 특히 지난 2일에는 이타카홀딩스의 지분 100%를 인수하자 기대감에 힘입어 상승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타카홀딩스는 저스틴 비버와 아리아나 그란데가 속한 SB프로젝트 레이블의 모회사다.

다만 투자업계의 향후 주가 전망은 엇갈린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현 주가의 2배에 달하는 무려 50만2000원까지 상향한 반면 메리츠증권은 목표주가를 26만원, 투자의견은 홀드(HOLD·중립)로 제시했다.

강한 상승세를 전망한 측은 해외 레이블 인수에 따른 잠재력을 크게 봤다. 반대측은 방탄소년단 의존도가 여전히 높고 1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하회하는 점을 지적했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레이블 인수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선 물론 국가적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 본국이 주체가 되어 자국 문화와 비즈니스를 선진국에 수출하는 등 판도를 뒤집은 첫 케이스"라며 "앞으로 더 큰 해외 레이블 교섭력이 강화되고 대형레이블 인수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코로나19 지속기간에 팬 플랫폼 등에서 간접매출이 확대되고 있다. 코로나 이후에는 국내외 톱 아티스트들이 투어를 개최하면서 글로벌 음악시장 점유율이 가파르게 올라갈 수 있다"며 "레버리지 효과가 큰 산업인 만큼 파생되는 고부가창출을 고려하면 잠재력이 높다"고 봤다.

반면 메리츠증권은 내년 예상 실적을 기반으로 평가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자에게 주어진 적 없는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하더라도 실적을 추정·반영하면 상승여력은 제한적"이라며 "올해 1분기 실적도 BTS의 높은 의존도가 드러났다. 아티스트가 활동해야 수익이 나는 구조"라고 짚었다.

이타카홀딩스 인수에 대해서는 미국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국내와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은 아티스트 소속 개념이 한국과 다르다. 소속사가 중심이 되는 한국과 달리 미국은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음반 제작사와 홍보 에이전시가 개별 계약하는 구조"라며 "미국과 접점을 보유하고 싶어하던 하이브에겐 의미가 크겠지만 이를 (목표주가 산정에) 고려하지 않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비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