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새 서울 외곽 지역은 물론이고 강남권에서까지 소형 아파트값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서울 소형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7억6789만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억4193만원 올랐다. 직전 1년간(2019년 3월∼2020년 3월) 서울 소형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7246만원 상승했던 것과 비교하면 2배 가깝게 급등했다. 1년 전 주택 구매 계획을 세웠던 수요자가 올해 같은 집을 사려면 1억4000만원 넘는 돈이 더 필요한 셈이다.

KB국민은행은 소형 아파트 기준을 '전용면적 60㎡' 이하로 잡았는데 부동산 시장에서 공급 면적 기준 '25평형'으로 불리며 신혼부부 등이 많이 거주하는 주택 유형이다.

소형 아파트가 많은 '노도강'(노원구·도봉구·강북구), '금관구'(금천구·관악구·구로구) 등에서 지은 지 30년이 넘은 소형 아파트 가격이 1년 새 크게 오른 것이 확인된다. 올해로 준공 35년된 노원구 월계동 미성아파트 전용면적 50㎡는 올해 3월 17일 7억95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이 아파트는 작년 상반기까지 6억원이 넘지 않았는데, 1년 새 1억5000만∼2억원 수준으로 오르면서 8억원 돌파를 앞뒀다.

1997년 준공한 도봉구 창동 쌍용아파트 전용 59㎡는 올해 3월 8일 7억90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는데, 1년 전(6억1000만원)보다 1억8000만원 올랐다.

올해로 지은 지 30년 된 강북구 번동 주공1단지 전용 49㎡는 올해 3월 17일 6억원에 신고가 거래돼 1년 전 거래된 4억6000만원에 비해 1억4000만원 올랐다.

강남권 소형 아파트도 가격 상승세가 확인된다. 준공 37년이 넘어 현재 수직 증축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강남구 개포동 삼익대청 전용 51㎡는 올해 3월 2일 15억1500만원에 거래되면서 15억원 시대를 열었다.

부동산 업계는 서울 아파트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정부의 2·4 대책에 따른 공급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최근 가격 상승세가 한풀 꺾인 분위기이지만, 여전히 서울 외곽의 중저가 단지로 내 집 마련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연구위원은 "3기 신도시 청약 당첨을 기대할 수 있는 수요는 내 집 마련에 대한 조급함을 덜었겠지만, 소득 기준에 걸리는 중산층 등 여건이 애매한 일부는 여전히 서울에서 저평가된 집을 찾아 구매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KB국민은행의 이번 조사에서 서울 중소형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9억7629원으로, 10억원에 근접했다. 중소형 아파트 기준은 전용 60∼85㎡ 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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