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반도체 선방 속 폰·가전 활약...영업익 9.3조
- LG, TV·가전 쌍끌이로 영업익 1.5조 ‘역대 최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1분기 역대급 성적으로 동반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달성했다. 삼성은 반도체 선방 속에 스마트폰과 가전의 맹활약으로 영업이익이 9조원을 넘겼으며 LG는 TV와 가전의 쌍끌이가 위력을 발휘했다.

삼성전자는 7일 공시를 통해 1분기 잠정 실적으로 매출 65조원, 영업이익 9조3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당초 8조 후반대에 형성됐던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수치로 매출은 역대 1분기 최고 수치로 역대 분기 최대치였던 지난해 3분기(66조960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깜짝 실적은 스마트폰의 조기 출시와 가전의 보복소비 수요 효과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이날 발표된 실적이 잠정치로 사업부문별 세부 실적 수치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반도체가 상대적으로 비중이 약화된 것을 완제품이 온전히 메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마트폰은 플래그십 신제품 ‘갤럭시S21’ 출시 시기를 3월에서 1월로 앞당기는 초강수가 위력을 발휘한 가운데 보급형 갤럭시 A시리즈 판매도 호조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수익성이 높은 갤럭시 버즈 등 웨어러블 제품의 판매 증가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갤럭시 S21은 출시 57일 만인 지난달 26일 기준으로 판매량이 100만대를 돌파했고 1분기 회사의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은 당 전망치보다 많은 7500만∼7600만대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스마트폰 주력인 IT모바일(IM)부문의 예상 영업이익은 4조2000억~4조4000억원(증권가 추정치)으로 전체의 절반 가량(약 45~47%)을 책임졌다.

TV와 가전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작된 펜트업(pent-up·억눌린) 수요가 지속됐다. 프리미엄 QLED TV에 이어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TV '네오(Neo) QLED' 출시로 수익성 추가 개선 여지가 커진데다 맞춤형 가전 '비스포크'의 인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최근 해외 판매를 본격화하면서 실적 기여도를 높였다.

증권가에서는 TV와 가전이 주력인 소비자가전(CE) 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은 8000억~9000억원대로 1조원에 근접했을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반도체도 많은 난관 속에서 선방했다. 전년동기와 전분기에는 다소 못 미치는 성과를 내면서 비중은 다소 약화됐지만 그래도 버팀목 역할은 수행했다. D램을 중심으로 한 메모리반도체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에도 극자외선(EUV) 등 공정개선 전환으로 인한 비용 증가, 미국 텍사스 오스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 가동 중단, 환율하락(원화강세) 기조 지속 등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에 반도체사업의 1분기 영업이익은 3조6000억∼3조8000억원 정도로 전년동기(4조1200억원)는 물론 환율(원화 강세) 영향이 컸던 전 분기(3조8500억원)에도 못미친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하고 있다.

LG전자도 TV와 가전의 역대급 성과로 눈분신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코로나19로 인한 보복소비 효과에 건조기·식기세척기·의류관리기 등 신가전 판매 증가, 프리미엄 가전 비중 확대 등의 효과가 맞물리며 분기 사상 최대 매출·영업이익을 동반 달성했다.

LG전자는 7일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 18조8057억원, 영업이익 1조517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기존 최대치였던 지난 2009년 2분기 1조2438억원을 12년만에 넘어섰고 매출도 지난해 4분기 18조7808억원을 바로 돌파하며 모두 기존 분기 최대치를 넘어섰다.

당초 증권가에서 형성된 컨센서스(평균 전망치)가 1조2000억원 안팎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역시 깜짝 실적이다.

이러한 기대 이상의 성과는 TV와 가전의 쌍끌이가 위력을 발휘한 결과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코로나19로 인한 보복소비 효과가 맞물린 결과로 프리미엄 제품이 판매 호조를 보이며 수익성 향상을 견인했다. 이날 실적이 잠정실적으로 사업부별 세부 수치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생활가전이 주력인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는 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이 8000억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9000억원을 넘어섰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매출도 지난해 3분기(6조1558억원) 이후 2분기만에 6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펜트업(pent-up·억눌린) 소비 효과에 건조기·식기세척기·의류관리기 등 신가전 판매가 늘어난데다 '오브제 컬렉션'(LG Objet Collection)으로 대표되는 프리미엄 생활가전 비중이 늘면서 매출과 수익성 동반 상승의 결과로 귀결됐다.

TV가 주력인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도 전년동기(3258억원)를 넘어서며 4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을 것으로 보인다. 매출도 전년동기(2조9707억원) 대비 약 30% 늘어나며 4조원에 거의 육박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다 나노셀TV 등 프리미엄 액정표시장치(LCD) TV도 판매가 늘어나면서 매출과 수익성 동반 개선에 기여했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는 전장사업도 적자 폭을 줄이며 실적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전장부품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자동차부품솔루션(VS)사업본부는 전년동기(매출 1조3193억원·영업적자 968억원) 대비 매출과 수익성이 개선됐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하반기 흑자전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또 오는 7월 말 사업철수를 확정한 스마트폰 사업도 전분기(-2485억원)와 전년동기(-2378억원) 대비 적자 폭을 줄였을 것으로 보인다.

전장과 함께 새로운 사업의 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는 기업간거래(B2B) 사업본부도 비대면 트렌드 확산과 IT 신규·교체 수요가 지속되면서 매출과 수익성이 동반 상승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2분기부터 메모리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이 본격화되면서 반도체 수요 증가로 인한 추가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있다”며 “LG전자도 TV·가전의 지속적인 성과에 전장사업의 흑자 전환, 스마트폰 사업 철수로 인한 손실 개선 등 향후 실적 개선 여지가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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