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신도시 투기 의혹' 등을 들여다보고 있는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합수본)가 처음으로 LH 직원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합수본을 이끌고 있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의 기존 고발 사건 외에도 추가적인 범죄 혐의를 발견해 수십명을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남구준 국수본부장은 5일 기자들과 만나 "(LH 의혹) 핵심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경기남부경찰청이 최근 5년간 자금흐름 등 빅데이터를 분석했다"며 "고발이나 수사의뢰뿐 아니라 그동안 드러나지 않은 혐의자들을 다수 특정했고, 정보나 자금 흐름 같은 부동산 투기 실체의 상당부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남 본부장은 "앞으로 혐의가 확인된 피의자는 구속수사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부동산 투기를 뿌리 뽑는다는 자세로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성역없이 엄정히 수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진=뉴시스] 최승렬 국가수사본부 수사국장이 지난 3월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브리핑룸에서 LH 관련 포천시 공무원 구속 등 전체 수사 현황 브리핑을 하고 있다.

 

국수본에 따르면 합수본은 현재 부동산 투기 의혹 152건과 관련해 639명을 내사 또는 수사하고 있다. 이 중 3기 신도시 관련 사안이 51건이며, 관련자는 200명으로 집계됐다.

국수본은 현재 LH 직원들이 연루된 3기 신도시 투기 의혹과 관련해 크게 2개 그룹을 특정했다고 전했다.

앞서 경찰은 당초 시흥시 과림동 인근 토지 매입과 관련해 LH 직원 등 총 28명이 고발 또는 수사의뢰돼 확인에 나섰다. 이와 별도로 '원정 투기' 의혹이 불거진 광명시 노온사동 일대에 LH 직원이 연루된 투기 정황을 포착하고 총 36명을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최승렬 국수본 수사국장은 "경기남부청에서 광명·시흥 지역과 관련해 총 64명을 수사 중이며, 그 중 일부는 신병처리를 위해 검찰과 협의가 오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경찰은 노온사동 투기 의혹에 연루된 2명의 구속영장을 지난 2일 신청했다. 2명 중에는 LH 직원도 1명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LH 직원의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검찰이 이튿날 보완수사를 요청해 아직 구속영장이 법원에 청구되지는 않았다. 해당 직원의 정확한 신분은 밝혀지지 않으나, LH 전북본부 직원들이 다수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원정 투기' 의혹 관련자로 알려졌다.

전북경찰청 역시 투기 의혹이 제기된 LH 직원의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 중인 단계로 전해졌다.

국수본은 현재 부동산 투기 의혹 3건과 관련해 4명의 구속영장 신청 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2건은 LH 직원 관련 사건이며, 1건은 전 경기도청 공무원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투기 의혹이다.

국수본 수사선상에 오른 전체 LH 직원은 총 37명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 고위공직자가 2명, 국가공무원이 21명, 지방자치단체장이 8명, 지방공무원이 75명이다.

국회의원은 5명의 경우 본인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돼 고발인 조사까지 마친 상태다. 또한 경찰은 가족 의혹이 제기된 국회의원 3명 사건과, 부동산 투기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지만 고발 등이 접수된 국회의원 2명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다.

한편, 경찰은 임대차보호법 시행 전 내부정보를 이용해 전셋값을 올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사건도 들여다보고 있다.

최 국장은 "서울경찰청에서 오늘 9시부터 고발인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부동산 투기와는 결이 다른 사건으로 보고 있다. 서울청 반부패부에서 사실확인을 거치는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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