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9일 취임일성으로 ‘미래·사회·소통’을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은 이날 ‘비대면 타운홀 미팅’에서 취임사를 통해 “우리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현실에 직면한 가운데 어떤 방법으로 대응할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세 가지 키워드를 언급했다.

최 회장은 경제·사회 전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국가 경제 미래 기반 재구축에 대한 고민 △사회적 가치를 반영한 기업의 새로운 역할 정립 △이해관계 충돌로 인한 문제 해결을 위한 소통 확대 등을 방법론으로 제시했다.

소통 채널 만들어 해법 모색

최 회장은 취임식 대신 각계와 함께하는 비대면 타운홀 미팅과 기자간담회로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그가 이날 거듭해서 강조한 것은 ‘소통’이다.

최 회장은 취임사에서 “지금 우리에겐 과거의 많은 숙제들이 코로나19 때문에 더 깊어질 수 있고 새로운 숙제들도 쌓이고 있다”며 “해결방법론을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닌 이해관계자간 입장이 달라서, 소통이 부족해서, 함께 협업하지 못해서 사회적으로 풀지 못하고 끌고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앞으로 대한상의는 이해관계자와 함께하는 ‘소통 채널’을 만들고자 한다”며 “이를 통해 과제를 새롭게 정의하고, 새로운 해법을 찾아 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의가 먼저 해야 할 일은 소통을 통해서 문제의 해결방법을 모색해나가는 것”이라며 “앞으로 정부, 정치권, 사회 각계와 우리 경제계가 파트너십을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도 소통에 가장 역점을 두겠다고 재차 밝혔다. 각계의 의견을 먼저 수렴해야 미래 변화·혁신을 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반(反)기업 정서나 반기업 법·제도에 대해서는 ”왜 그런 현상이 생겼는지 데이터에 기반해 근본적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각계와 소통을 확대해 원인을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나온 당정청과 대한상의 간 ‘3+1’ 협의체 제안에 대해서는 ”상의는 정치적 중립이 의무이기 때문에 어느 한쪽과만 무엇을 하는 것이 정관에 위배되지 않는지 검토해봐야 한다“고 답했다.

문제 해결 위해 IT적 접근

최 회장은 문제 해결을 위한 정보기술(IT) 기업적 접근법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금의 문제들을 풀어나가려면 어떠한 방법론을 쓸까에 대해 생각했다. 그 중 제일 쉽게 나온것은 IT 어프로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부회장단에 김범수 카카오톡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게임업체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등 IT 기업인들을 대거 포함시킨 배경에 대해서도 ”IT 기업 스타일로 접근하려면 데이터가 계속 많이 모여야 한다“며 ”데이터를 갖고 문제 풀어나가는 것에 그분들의 참여가 도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전도사’로 불리는 최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도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역설했다. 그는 “과거에는 제품을 잘 만들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세금을 많이 내는 것이 중요한 가치였다”면서 “이제는 ESG로 대변되는 환경?사회?거버넌스 같은 사회적 가치도 기업이 같이 반영해야 되며, 이 문제를 기업내부화하고 어떻게 배분시킬 것인가 고민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ESG는) 측정이 돼야 한다. 측정이 안되면 말뿐이다. (그래서) 이건 약간의 과학“이라며 ”이걸 규제라고 보지 말고 신 트렌드, 신 사업이라고 봐야 한다. ESG를 규제 측면에서 쓰기 보단 인센티브 측면에서 쓰는게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울러 최 회장은 최근 IT 기업인들을 중심으로 한 재산 기부 운동 흐름을 제조업 기반 대기업에서 주도할 수는 없느냐는 질문에 ”기부 문화 확장에 적극적으로 찬성하지만 기부 문화를 강제할 수는 없다“며 ”자발적인 기부를 사회 저변으로 확대시키는 것 역시 상의가 소통해야 할 하나의 주제“라고 밝혔다.

이익공유제에 대해선 ”아직 디테일한 연구가 안 돼서 찬반을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이것을 법으로 만들었을 때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할지는 많은 고민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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