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배급사 A24가 공개한 사진 속 영화 '미나리'의 한 장면에서 스티븐 연, 앨런 김, 윤여정, 한예리, 노엘 조(왼쪽부터)가 연기하고 있다. '미나리'가 3일(현지시간) 제78회 골든 글로브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올라 '어나더 라운드'(Another Round), '라 롤로나'(La Llorona), '더 라이프 어헤드'(The Life Ahead), '투 오브 어스'(Two of Us) 등과 수상을 다투게 됐다 / 사진 = 뉴시스 ]

영화 '미나리'가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배우 윤여정도 한국 배우로서는 최초로 오스카 후보에 지명됐다.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15일(현지시간)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를 발표했다.

영화 '미나리'는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스티븐 연), 여우조연상(윤여정), 각본상, 음악상 등 총 6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한인 2세인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이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미나리'는 1980년대 미국 남부 아칸소주로 이주한 한인 가정의 이야기를 담백하고 따뜻하게 그리며 호평받았다.

 '미나리'는 작품상에서 '더 파더'(감독 플로리앙 젤러), '주다스 앤드 더 블랙 메시아'(감독 샤카 킹) '맹크'(감독 데이빗 핀처), '노매드랜드'(감독 클로이 자오), '프라미싱 영 우먼'(감독 에머럴드 페넬),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감독 아론 소킨), '사운드 오브 메탈'(감독 다리우스 마더)과 경쟁한다.

배우 윤여정은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르며 영화사를 새롭게 썼다.

윤여정은 영화 '미나리'로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 마리아 바칼로바, '더 파더' 올리비아 콜먼, '맹크' 아만다 사이프리드, '힐빌리의 노래' 글렌 클로스 함께 여주조연상을 놓고 경합을 벌이게 됐다.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상·감독상 등 4개 부문 상을 받은 바 있지만, 한국 배우가 아카데미 후보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여정은 한인 가정의 손주들을 돌보러 한국에서 온 할머니 순자를 연기했다. '미나리'는 골든글로브 최우수외국어영화상 등 미국 안팎에서 91개 영화상 트로피를 받았다. 그중 32개가 윤여정의 여우조연상이다.

현재 윤여정은 영화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맨과 함께 유력한 수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어 수상 기대감을 높인다.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에도 한국 작품이 최종 명단에 포함됐다.

한국계 미국인 에릭 오 감독의 '오페라'가 주인공으로 유일하게 아시아 작품으로 이름을 올렸다.

 '오페라'는 벽면이나 구조물에 투사되는 설치 미디어 아트 전시를 위해 기획된 작품으로 지난해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애니메이션 부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에릭 오 감독은 '미나리'의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과 마찬가지로 한인 2세로 현재 캘리포니아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도리를 찾아서', '인사이드 아웃'에 참여했고, 한국인 최초로 세계 최고의 애니메이션 시상식인 '안시'의 TV 시리즈 부문 최고상인 '크리스탈'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 1차 후보에 이름을 올렸던 홍성호 감독의 '레드슈즈'는 아쉽게 최종 후보에는 들지 못했다.

올해 오스카 유력 후보로 손꼽히는 클로이 자오 감독의 '노매드랜드'는 감독상과 작품상을 비롯해 여우주연상, 편집상, 촬영상 등 총 6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노매드랜드'는 제77회 베네치아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제78회 골든글로브 작품상 및 감독상, 제26회 크리틱스 초이스 4관왕 등 전 세계 유수 영화제와 시상식을 휩쓸며 194관왕에 올랐다. 자오 감독 개인이 감독과 각색, 편집으로 받은 상만 78개다.

미국 할리우드의 시상식 예측 전문 사이트 골드더비는 작품상과 감독상 등 주요 부문에서 '노매드랜드'의 수상을 내다보고 있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다음 달 25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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