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조지아주로 쏠리는 시선…LG-SK 배터리소송 새 국면 맞나
美 조지아주로 쏠리는 시선…LG-SK 배터리소송 새 국면 맞나
  • 최서준 기자 dalsim@sisavision.com
  • 승인 2021.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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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 뉴시스 ]
[ 그래픽 = 뉴시스 ]

- SK, 美에 ITC판결 거부권 요청…교통부 부장관 지명자는 "영향 살필 것"

LG와 SK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소송이 LG 측의 승소로 마무리됐지만, SK이노베이션의 미국 조지아 공장이 소송 후 또다른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조지아 공장 가동 불확실성이 지역 일자리 문제, 기후 정책과 맞물리면서 미국 정부가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는 분석이다.

4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최근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결정한 수입금지 명령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Veto·비토) 행사를 요청했다. ITC의 상위 기관인 USTR은 ITC 최종 판결 이후 거부권 행사와 관련한 검토를 맡고 있다.

ITC는 지난달 10일(이하 현지시간) SK이노베이션의 일부 리튬이온배터리 셀·모듈·팩에 대해 미국 생산과 수입을 10년간 금지한다는 최종결정을 내렸다. 일부 제품의 수입은 한시 허용했지만, 최종결정의 효력이 발생하거나 LG와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이상 SK의 현지 배터리 사업은 차질을 빚게 됐다.

USTR는 ITC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LG와 SK 측이 제출한 보고서를 심의 중이다. ITC 최종결정은 판결일을 기준으로 60일 이후인 다음달 효력이 발생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달 내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정책적인 이유를 들어 소송 판결에 거부권을 꺼내들 가능성도 있지만, 미국 행정부가 기업 간 지식재산권 다툼에 어느 정도로 개입할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조지아 주에 배터리 1·2 공장을 건설 중이다. 2019년 1분기에 착공한 1공장은 내년 1분기 가동을 앞두고 있다. 이어 2공장은 2023년부터 양산에 돌입한다. 이들 두 개 공장의 생산능력은 21.5기가와트시(GWh)로 예상된다. 회사가 이 공장 건설에 투입한 금액만 3조 원에 달하고, 투자금액은 장기적으로 총 5조6천억 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요청서에서 ITC의 최종판결이 조지아 공장이 창출할 사회적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는 판결 이후 "미국 대통령 심의 등 남은 절차에서 판결 내용을 면밀히 분석해 항소 등 정해진 절차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해 진실을 가리겠다"고 밝한 바 있다. 이번 요청 역시 '적극적인 대응'의 일환인 셈이다.

조지아 주도 SK와 같은 입장이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이번 판정 결과로 조지아 주의 SK배터리 공장 건설 프로젝트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SK이노베이션의 2천600개 청정에너지 일자리와 혁신적인 제조업에 대한 상당한 투자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ITC의 최종결정이 미국의 친환경 전기차 보급 정책과 부합하는 지 여부도 논란이 됐다. 외신에 따르면 폴리 트로튼버그 교통부 부장관 지명자는 지난 3일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LG와 SK의 배터리 분쟁이 행정부의 녹색교통 목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조지아공장 가동 중지에 따라 미국 내 배터리 공급량이 축소되면 전기차 정책에 영향이 갈 지를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수급에 문제가 드러난 전기차배터리 공급망 검토에 나선 것도 주목해볼 점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전기차배터리·반도체·희토류·의약품 등 4개 산업분야에 대한 현지 공급망을 검토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내 배터리 생산능력 제고를 위해 거부권을 꺼내들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오는 이유다.

다만, 일각에선 불공정 무역관행 개선을 강조해 온 바이든 행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측도 SK 측의 요청에 대응해 최근 USTR에 ITC 최종 판결을 그대로 유지해달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바라는 것은 양사가 합의해 조지아공장에 닥친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것이지만, 합의금을 둘러싼 양사 간 간극이 좁혀지지 않는 최악의 상황"이라며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할 것인지, 공정 경쟁이라는 가치를 우선 순위에 둘 것인 지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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