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분석] 러시아 백신 국내업체 생산 움직임 ‘믿을 만한가?’
[긴급분석] 러시아 백신 국내업체 생산 움직임 ‘믿을 만한가?’
  • 정지영 기자 bullsim772@sisavision.com
  • 승인 2021.0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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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C녹십자를 선두로 러시아 시장진출 러시
- 백신위탁생산 전문업체들 러시아 바이오 관심
- 국내 바이오업체의 러시아 시장진출설 ‘거품 가능성’
[ 28일(현지시간) 볼리비아 엘 알토의 엘 알토 국제공항에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 코로나19 백신 첫 선적분이 도착해 공항 직원들이 이를 하역하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
[ 28일(현지시간) 볼리비아 엘 알토의 엘 알토 국제공항에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 코로나19 백신 첫 선적분이 도착해 공항 직원들이 이를 하역하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

러시아 코로나 백신의 신뢰성 재고결과 그 효과가 높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러시아 관련 바이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울러 국내 업체들이 러시아 의료 시장으로 진출한다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바이오 업체들은 보도자료를 뿌려 러시아시장 진출을 알렸다. 팩트 체크가 힘든 러시아 시장 정보 특성상, 보도자료는 그대로 기사화됐다.

국내 바이오업체들은 'K-방역'의 우수성을 강조하며 “신종 코로나 신속진단 키트를 러시아에 수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속진단 키트는 수젠텍과 씨젠 등 대표 주자들 제품 외에 실제로 러시아에서 사용된 게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에서 팔리는 수젠텍 진단키트 가격이 9천루블에서 4천루블로 뚝 떨어진 상황에서 뒤늦게 진단키트를 수출하겠다는 기업도 나왔다. 국내에서 허가받은 코로나 진단키트 업체와 제품은 무려 79개사 131개 제품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때문에 그 후유증이 앞으로 조금씩 나타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관측이 나온다. 소리만 요란할 뿐 실제로 알맹이는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진단키트 분야 대장주인 코스닥 상장사 씨젠이 엊그제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게 됐다는 소식이 터졌다. 신종 코로나로 잘 나가던 의료 및 바이오 시장에 던지는 충격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 러시아 바이오 시장 주목

러시아의 첫 코로나 백신 '스푸트니크V'가 또 하나의 '게임 체인저'로 등장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러시아 진출 선언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내업체들은 앞다퉈 러시아 백신을 위탁생산(CMO)을 하겠다고 나서는 모양새다. 공교롭게도 한 두 달 전에 러시아 진출설이 돌았던 업체들이 끼어 있다.

러시아 백신 '스푸트니크V'는 GL라파(지엘라파)의 자회사 한국코러스의 춘천공장에서 현재 위탁생산 중이다. 1차 생산물량은 항공편으로 내보냈고, 본격적으로 대량생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코러스가 알려지지 전 '스푸트니크V' 백신의 위탁생산이 유력한 곳으로는 셀트리온 등 몇몇 제약사들이 꼽혔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무명의 중견제약사 GL라파였다.
‘스푸트니크V’의 해외 생산을 맡고 있는 러시아 직접투자펀드(RDIF)도 만족스럽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일정한 시설을 갖추고 중동지역 네트워크가 있는 지엘라파가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볼 때 아마도 계약을 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러시아 국영 리아 노보스티(RIA Novosti) 통신은 지난 1월 “한국코러스가 생산하는 ‘스푸트니크V’ 백신 1억 5000만 회분이 오는 2월부터 UAE(아랍에미리트)의 ‘야스 제약’을 통해 중동지역에 공급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엘라파가 곧 대량생산에 들어간다는 의미다.

그동안 러시아 백신에 불신을 갖던 국내 바이오제약업체 분위기도 180도 달라졌다. 전 세계적으로 ‘백신 (확보) 전쟁’이 가열되면서 ‘스푸트니크V’를 찾는 국가들이 늘어났고, 러시아 측도 생산시설을 더욱 많이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정한 규모를 갖춘 CMO업체들이 러시아에 기웃거리는 것은 물론 기존의 GL라파를 둘러싸고 이른바 ‘대박설’까지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GL라파 측은 리아 노보스티와의 회견에서 “러시아 측의 요청이 있을 경우, UAE외에도 팔레스타인과 알제리 등 다른 국가로 백신을 보낼 수도 있다”며 “(세계적으로) 수요가 연간 3억 5000만명 분(7억 도즈)을 초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GL라파 측은 생산시설 확충을 위해 이미 200억원대 투자를 받았다. 바이오 리액터(세포 배양기) 장비를 추가로 설치하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1000L 규모의 배양기를 여러 대 도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 러시아백신 관련 주 들썩

자본 투자자는 이트론과 (이트론 자회사인) 이아이디입니다. 국내 보건당국이 러시아 백신의 도입 검토 입장을 밝히자, 두 회사의 주가가 연일 오름세다.

때맞춰 국내 언론을 통해 “제약 대기업인 GC녹십자가 '스푸트니크V' 생산을 위한 논의를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고 이 때문에 CMO 시설을 가진 업체들이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그 근거는 러시아 백신개발사인 ‘가말레야 센터’ 전문가가 2월 중 한국을 방문한다는 것으로, 이 소식이 처음 시중에 알려진 것은 리아 노보스티 통신의 보도가 나오고 나서 부터다.

해외생산을 맡은 RDIF의 키릴 드미트리에프 대표는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GL라파 측과 화상을 통해 백신 생산 관련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며 “2월 말부터 한국서 생산된 백신의 상업적 수출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드미트리에프 대표는 “이를 위해 GL라파측이 대량 생산을 위한 세포배양을 추진 중이며, 2월 중에 ‘가말레야 센터’측 전문가가 한국을 방문해 생산 과정을 점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전문가의 2월 방문은 한국코러스의 생산 시설및 과정을 점검하는 게 주 목적이다. 물론, 방한한 김에 추가 생산을 위해 다른 CMO 업체들의 시설을 돌아볼 수도 있다.

제약업계에서는 그 가능성으로 GC녹십자를 비롯해 바이넥스, 이수앱지스 등을 주목하고 있다.

이중 녹십자와 이수앱지스는 한두달 전에 러시아 진출 보도자료를 냈던 업체들이다.

GC녹십자의 자회사 GC녹십자MS는 지난 1월 러시아 기업 ‘도브로플로트(DOBROFLOT)’에 코로나 진단 시스템 'Lab on a Wheel' 을 3천400만달러 어치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파트너가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어업 및 수산가공업을 하는 업체라는 점이 다소 의외라는 것이다.

현지 취재를 종합하면, GC녹십자MS 대표가 계약 성사를 위해 직접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하기도 했으나 현지에서는 '도브로플로트'사의 향후 사업 추진 가능성은 불투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백신의 국내생산

‘도브로플로트’사는 당초 직원들의 코로나 진단용으로 GC녹십자MS의 의료 기기(진단 키트) 구입에 관심을 보였는데, 성과를 극대화하려는 GC녹십자MS 측에 등을 떠밀리다시피 해 계약서를 작성했다는 게 계약에 관여한 현지 컨설팅 업체 B사의 주장이다.

연해주 주정부를 통해 'K방역' 사업을 지원해온 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관 측은 이동식 진단시스템 도입 계약 기념 세레모니를 계획했다가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녹십자의 '스푸트니크V' 생산설(청주 오창 공장)은 지난 8일 중앙일보 보도로 처음 알려졌는데, 정작 녹십자는 본계약 체결 전까지 접촉 여부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뒤이어 바이넥스와 이수앱지스가 등장했다. 모두 청주 오창에 생산시설을 갖고 있는데, 러시아 관계자들이 녹십자 시설을 둘러보면서 가까운 바이넥스와 이수앱지스를 찾을 가능성도 있다. 러시아측 전문가들이 '스푸트니크V' 백신이 이들 업체의 바이오 리액터에서 대량 생산이 가능한지 확인한 뒤 계약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 비즈니스 관행을 감안하면 그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코러스의 생산시설 확충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타 업체가 스푸트니크V 생산에 끼어들 소지는 좁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와 관련, 한국코러스는 이르면 지난 10일 바이넥스와 러시아 백신 생산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코러스가 바이넥스에게 하청을 주는 형식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러시아측 전문가가 바이넥스를 방문한다면, 하청기업의 시설 확인 차원일 수도 있다.

CMO 전문 회사인 바이넥스는 5000L 규모의 바이오 리액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업체 이수앱지스는 지난해 11월 러시아 제약사 파마신테즈(JSC Pharmasyntez-Nord)와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 치료제 ISU305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1997년 설립된 파마신테즈는 항결핵제(anti-TB agents)를 비롯, 항간염제과 항레트로바이러스제, 항암제 등 170개 이상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는 제약사로, 러시아에서 의약품 생산량 기준으로 10위권, 병원 구매 기준으로 2위에 올라 있다.

국내 제약시장에서는 ‘스푸트니크V’의 국내 추가 생산이 확정되기까지는 앞으로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게 틀림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사이에 확인되지 않는 업체들이 ‘러시아 백신 생산설’로 등장했다가 사라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히지만 러시아 관련 정보를 확인하기 쉽지 않아 시장에서는 소문만 무성한 실정이다.

바이오업계 시장 전문가들은 “스푸트니크V의 추가 생산업체 등장 보도는 팩트가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상당부분이 때문에 바이오업체들의 보도자료 내용을 그대로 믿어서는 안된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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