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앞두고 현장 직원에게 주식을 무상으로 부여하겠다고 밝힌 15일 서울 서초구의 한 주차장에 주차된 쿠팡 배송트럭 모습. [사진=뉴시스]

쿠팡의 모회사가 미국 증시 입성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이 파장이 국내 e커머스 업체부터 쿠팡 협력 업체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쿠팡과의 연결고리로 인해 주가가 치솟은 종목도 있어 증권업계에서는 ‘묻지마 급등’에 대한 경고음이 나온다. 

15일 SK증권은 쿠팡이 최대 60조 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 미국 언론이 상장 후 적정 가치를 30조~55조 원으로 추산하는 것에 비춰보면 다소 공격적인 전망치로 코스피 시총 4위인 네이버(63조 원)에 버금가는 규모다. 

SK증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혜로 지난해 쿠팡의 매출액이 2배 가까이 성장했고 성장주의 시장 가치 산출에 적용되는 주가매출비율(PSR)이 4.08배에서 4.20배로 상향된 결과 쿠팡은 60조 7,000억 원 수준의 기업이라는 결과가 도출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2일 쿠팡LLC는 사명을 쿠팡INC로 바꾼 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위한 신고서를 제출했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온라인 쇼핑 업체의 새로운 기준이 돼 경쟁사가 재평가 기회를 맞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에서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면 국내 e커머스 기업의 높은 할인율이 부각되면서 ‘저렴하다’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주식시장에서 쿠팡과 국내 쇼핑 1위를 다투는 네이버는 전 거래일 대비 5.18% 상승한 38만 5,500원에 종료했으며 장 중 설립 후 최고가(38만 8,000원)를 경신했다. 최근 e커머스 사업에 힘을 주고 있는 이마트(139480)도 2.59% 반등했다.

한편 이날 쿠팡이 주식시장을 뒤덮으면서 인터넷 주식 커뮤니티 사이에서 관련 주로 분류된 제지·물류·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종목들이 줄지어 급등했다. 이날 쿠팡과 물류 운송계약을 체결한 동방(004140)이 상한가에 오른 것을 비롯해 OTT에서 협업을 하고 있는 KTH(036030)도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이 밖에도 영풍제지(006740)와 미래생명자원·KTcs 등 쿠팡과 관련 있는 다수의 상장사들이 ‘묻지마 급등’세를 연출했다.

이에 증권업계는 지난해 코로나19 치료제 관련주가 일제히 올랐으나 순식간에 제자리를 찾았던 상황을 들어 이번 쿠팡 관련주에 섣불리 투자하는 것은 경계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자금을 수혈한 쿠팡이 ‘고객이 원하는 모든 것은 쿠팡에서’라는 목표에 따라 적극적 사업 행보를 전개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타당하지만 낙수 효과의 강도를 따지지 않은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 투자 업계 관계자는 “쿠팡 관련 업체가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어닝 시즌’인 만큼 투자 전 지난해 실적 정도는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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