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3.3㎡당 8,600만원이 넘는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는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다. 3.3㎡당 아파트 전세가격이 가장 비싼 아파트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트리마제'로 나타났다. 사진은 2일 서울 송파구의 한 상가 부동산 밀집 지역에 매물을 알리는 정보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전세난이 빌라에도 번진 모양새다. 심지어 지난달 서울 빌라값 상승률은 아파트값 상승률을 앞지르기도 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11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 집값은 0.17% 오르며 전달(0.16%)보다 0.01%포인트(p) 상승했다. 

주택유형별로 서울 빌라값은 지난 달 0.18% 올라 전달(0.15%)보다 0.03%포인트 상승폭이 확대했다. 같은 기간 아파트값이 각각 0.11%, 0.12%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빌라값 상승률이 아파트값 상승률보다 높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서울은 신규 분양물량 감소와 전세수급 불안 등의 영향으로 중저가 소형 평형 위주로 상승했다”고 했다.

자치구별로 강북권은 중랑구(0.33%)는 면목·신내·묵동 등 중저가 단지 위주로, 광진구(0.24%)는 교육환경 양호한 광장동 및 자양동 역세권 위주로, 성북구(0.24%)는 공공재개발 기대감 있는 성북동과 길음뉴타운 등 신축단지 위주로 올랐다.

강남권은 관악구(0.20%)는 봉천·신림동 역세권 단지 및 정비사업 기대감 있는 서울대입구역 주변 위주로, 강동구(0.16%)는 기업체 유치 기대감(고덕비즈밸리) 있는 고덕·강일동 및 명일동 소형 평형 위주로 큰 폭 올랐다.

빌라의 매매 거래량은 아파트 거래량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다. 빌라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올 들어 지난 7월 7287건으로 정점을 찍은 후 8월 4218건으로 뚝 떨어진 뒤 9월 4014건으로 감소세를 보이다가 10월에는 4607건으로 다소 증가했다. 9월과 10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770건, 4356건으로 빌라 거래량이 더 많다. 

빌라값이 치솟고 거래량이 늘어난 것은 부동산정책의 불똥이 빌라로 번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규제가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슨한 데다 아파트 전셋값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라는 내용이다. 

우선 빌라는 아파트와 달리 ‘갭투자’(전세 낀 주택 구매)의 제약이 없다. 

정부 6·17대책 규제 지역의 3억원 초과 아파트를 사면 전세자금대출보증이 제한되고, 전세자금을 받고 시가 3억 초과 아파트를 사면 전세자금은 즉히 회수된다. 

빌라는 규제 바깥에 있다. 매수자가 전셋집에 살면서 여유 자금으로 갭투자가 가능한 셈이다. 또한 7·10대책서 주택 임대사업 등록자에 대한 혜택을 대폭 줄였지만 빌라나 오피스텔 등은 포함하지 않았다.

여기에 전셋값도 연일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지난달 전국 주택 종합 전셋값은 0.66% 올라 전월(0.47%)보다 상승 폭이 확대, 2013년 10월(0.68%) 이후 가장 많이 상승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주택전셋값 상승과 매물부족, 중저가 지역의 가격 키맞추기 현상으로 아파트 가격의 강보합 현상이 이어지자 빌라 등 비아파트 상품으로 내 집 마련 수요가 일부 전이했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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