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자동차 광명 소하리공장 전경 / 사진 = 뉴시스 ]

한국지엠 노동조합(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에 이어 기아자동차 노조(전국금속노조 기아차지부)도 부분 파업에 나선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지부는 이날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오는 24~27일 1직 근무자와 2직 근무자 각각 4시간씩 부분 파업에 돌입키로 했다. 생산특근과 일반특근도 전면 거부키로 했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 3일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 73.3% 찬성을 얻었다. 이어 5일에는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조정 중지 결정을 받으며 합법적 파업권을 얻었다.

기아차 노조는 기본급 12만원 인상과 지난해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사내 친환경차 부품공장 설치와 잔업 30분 보장, 노동이사제 도입, 통상임금 범위 확대,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기아차 노사는 18일 경기 소하리공장 본관에서 13차 임금단체협상 본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한국지엠 노사 역시 임단협 과정에서 갈등이 불거지며 4차례 부분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는 최근 17~20일 부분파업을 결정했으며, 이로써 지난달 30일부터 벌여온 한국지엠 노조의 파업은 총 12일로 연장됐다. 부분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이 이어지며 한국지엠의 대주주인 미국 제네럴모터스는 '한국 철수'까지 시사한 상태다.

스티브 키퍼 GM 수석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대표는 로이터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부, 산업은행과의 '10년 공장유지' 약속이 끝나는 2028년 이후 한국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한국에서 생산을 중단하기는 힘들겠지만 장기적 미래는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키퍼 부사장은 "GM은 연간 약 50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중국을 포함, 아시아에 다른 선택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키퍼 부사장은 "한국지엠 노조의 파업으로 1만7000대 생산차질이 빚어졌으며, 이는 주말까지 2만대로 늘어날 것"이라며 "올 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생산차질이 6만대에 달해 이를 만회하지 못한다면 한국지엠은 올해 이익을 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지엠이 2023년 출시할 예정인 쉐보레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과 관련해서도 "우리는 이 모델을 성공시키고 싶지만 현재로선 한국에 계속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노사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완성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사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한국지엠 협력사 모임인 협신회는 19일 "더 이상의 생산차질이 생기면 안 된다"며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생산 차질이 생기면 유동성이 취약한 협력업체는 부도 발생 등 돌이킬 수 없는 일에 처하고 한국지엠 부품 공급망에 심각한 차질이 생길 것"이라며 "지금도 일부 협력업체는 전기요금은 물론, 직원 급여도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실정에다 2·3차 협력업체는 사업을 포기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한국지엠 노사를 향해 "모든 지혜를 모아 지체하지 말고 임단협을 타결해 달라"며 "여러분 뒤에는 30만의 협력업체 임직원과 그들의 가족이 애타게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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