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국민청원 캡처]

독감백신을 접종받은 후 사망한 인천의 고교생 A(17)군 사망 원인에 대해 경찰은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A군의 유족은 "극단적 선택을 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국민청원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A군의 유족은 27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려 "18일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부검이 진행됐고 한 달 정도 걸릴 것이라고 했는데 1주일도 안 되어 결과가 나왔다"며 "국과수에서는 독감 백신과 관련이 전혀 없다는데 믿을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A군의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는 "A군의 사인은 백신 접종과 무관하다"고 경찰에 통보했다.

다만 A군의 몸에서 치사량의 아질산염(아질산나트륨)이 검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질산염은 '공업용 소금'으로 불리며 흔히 육류 보존제로 사용되지만, 독성이 강해 많은 양을 복용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경찰은 A군이 미추홀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지난 16일 오전 8시 전에 스스로 아질산나트륨을 삼킨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을 접한 유족은 "A군이 극단적 선택을 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며 공개 반발했다.

A군의 친형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이날 '제 동생의 죽음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청원인은 "제 동생은 10월14일 12시경 독감 백신을 맞고, 16일 오전에 사망한 채로 자택 안에서 발견됐다. (동생은) 독감주사를 맞고 난 다음 날 몸에 힘이 없고 기운이 없다며 저녁조차 먹지 않았다"면서 "국과수 검수결과 아질산염이 위에서 다량 검출돼 독감백신과 (사인의) 상관관계를 조사하지 않고 자살 혹은 타살로 사건을 종결지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A군이 아질산염을 구매한 정황을 파악했으며 아질산염이 검출된 물병과 A군과의 관련성을 파악하는 것에 수사를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부검에서 아질산염이 검출된 만큼 사고사나, 극단적 선택, 타살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청원인은 "(경찰이) 동생 책상 위에 있던 물병의 행방을 묻더니 어머니가 버렸다고 하니까 쓰레기장을 찾아 19개의 물병을 찾았는데 그중 한 개의 물병에서 아질산염이 검출됐다고 한다. 그러나 그 병이 저희집에서 나왔는지 확실치 않고 동생 학교에서도 평소 이상한 점이 없었다고 한다"며 경찰의 조사 과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평소 제 동생은 마스크도 KF80 이상의 마스크만 착용하고, 물병 같은 것도 재사용하면 바이러스가 증식된다고 하면서 재사용하지 않았다"며 "혹시 코로나에 걸릴까 봐, 이동 경로도 다 체크하고 다녔다. (동생이) 자살을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했다. 

누리꾼들도 의문을 제기했다. 한 누리꾼은 “자살을 결심한 사람이 왜 예방접종을 하러 갔겠냐”며 “뭔가 의심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아질산염은 지난해 3월 중국에서 발생한 '유치원생 독극물 사망사건'에도 쓰였다. 또 지난 2011년에는 아질산염으로 인해 중국에서 영유아 3명이 사망하고 30명이 중독되는 사건도 발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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