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백악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정례 브리핑에서 발언하면서 질문하려는 기자를 손가락을 가리키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

미국 정부가 틱톡 인수 대금의 일부를 거래 성사 대가로 받아야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려의 말에 전문가들이 단순히 '이례적'인 차원을 넘어서는 황당한 발상이란 반응을 내놓고 있다.

미 리치먼드대 법대의 칼 토비아스 교수는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대통령이 지휘한 비즈니스 협상의 (매각 대금) 일부를 가져가겠다는 제안은 완전히 비정통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발상은 아마도 불법적이고 비윤리적"이라고 비판했다.

다트머스대 경제사 전문가인 더글러스 어윈 교수는 19세기 때인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 1기 행정부 초에 미국이 다른 정부들과 벌인 협상에서 대가를 받아야 하는지를 놓고 보좌관들 사이에서 논쟁이 벌어진 적이 있었지만, 그 어떤 대통령도 외국기업과의 상업적 거래에 트럼프처럼 깊게 얽힌 경우는 없다고 지적했다.

피터슨국제연구소의 게리 허프바우어 선임 연구원은 "트럼프의 제안은 소금 독점권을 가졌던 중세시대 왕들을 떠올리게 한다"며 "만약 (왕이 가진) 소금을 원한다면서, 왕실 금고에 돈을 넣어야 했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재무관료였던 토니 프래토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가 틱톡 매각 협상이 성사된다 해도 대가를 챙기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MS)나 중국 또는 틱톡 또는 바이트댄스(틱톡 모기업)가 일반적인 세금 납부 이외에 미 정부에 수표를 보내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브리핑 이후 질의에서 '그 중국 기업(틱톡)이 미 재무부에 직접 돈을 낼 것으로 예상하는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MS든 누구든, 그 중국 기업이든, 가격이 얼마든 미국은 가격의 큰 비율을 가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그걸(인수 거래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라며 "이건 집주인과 세입자다. 그리고 임대차 계약이 없다면, 세입자는 그 가치를 누릴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행정부가 MS와 틱톡에 '인수 거래'를 위한 공간을 제공하므로 이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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